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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독자이어라 -쿠사카와 나리

기간 무제한 대여점 북오프[....]에서 건진 오늘의 수확물.

좋아하는 작가의-진화는 했지만 그 출발점과 연결선이 여실하게 보이는-전작을 지금 와서 다시 본다는 건 꽤나 유쾌한 경험입니다.

열두비색 팔레트 완결권의 작가 코멘트에서, 본작에서 많은 실험(특히 개그쪽)을 하면서 얻은 게 많다는 말이 나왔는데, 독자 입장에서도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특히나 그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은 작품이 동시 연재했던 '용이 피우는 꽃'이죠.

생각해보면 레시피 때만 해도 그냥 아는 작가 혹은 괜찮은 작가 수준이었던 쿠사카와 나리를, 완전소중작가 카테고리로 옮기게 한 게 바로 용꽃 1권의 다음 개그 씬.

"초심으로 돌아갈테다~!"

"초심이라면 나 아닌가?" [데굴]

팔레트가 완결된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둘 다 직접적인 후계자이긴 한데, 마리오트와 풋펜의 따스한 개그는 팔레트 쪽으로, 거트루드의 탄생에 얽힌 시리어스 전개는 용꽃으로 각각 이어진 것 같습니다. 후자는 최근 들어서야 구체화되긴 했지만요.

쿠사카와 나리 작품의 키워드를 하나만 선택하라면, 전 '사랑하는=싸우는 소녀'를 들겠습니다. 무적은 아니지만, 고민하고 상처입으면서도 씩씩하게 나아가서는, 마침내 남정네를 휘어잡고 같이 행복해지고야 마는 주인공들. ...그리고 이 아가씨들이 몹시도 제 취향에 직격이었던 것입네다..TT

자, 과연 용이 피우는 꽃의 두 남정네는 이 징크스[...]를 극복하고, 주인공을 성장시키는 포지션을 지키면서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데굴데굴]
(까놓고 말해서 둘 중 누가 이기느냐 보다 이쪽이 더 제 관심사;;)

저번 일본여행때 일행분들이 사오신 잡지를 보니, 이미 또다른 동시연재작도 스타트한 모양입니다. 이쪽은 또 어떻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즐겁게 라이센스를 기다려보렵니다.

P.S 다음 캡쳐장면을 봐주시죠.

.......지금 보니 엄청나게 강조되어 보이는 이름..; 천년의 눈이 언제 작품이더라? 어시스턴트/데뷔동기/선배 어느 쪽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 보니 이런 즐거움도 있군요. :)

자, 이것으로 열두비색 팔레트 완결 기념 감상글을 마칩니...[어라? 뭔가 바뀐 거 같은데;;]

P.S2 다섯권 다 천원코너에서 겟. 아아 행복해라..TT (<-제 행복은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합니..;;)

by 마스터 | 2010/02/07 00:56 | 고문당한 책들이 자백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6)
동쪽의 에덴 TV판을 클리어했습니다. [소량의 간접적 스포일러 있음]

합법적으로 볼 기회를 준 투니에 일단 감사드릴 따름이고....

다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든 감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이거.. 사회초년생의 성숙한 매력을 갖추게 된 하구미가, 4차원 좀 줄이고 이타심을 장착한 왕자님 버젼 모리다와 벌이는, 쁘띠 혁명 양념의 러브스토리? 게다가 실연당하는 상대가 보호자 포지션이에요..OTL 이거 어떻게 생각해도 허니클의 리벤지잖아!!
[.........................................................................]

범인은 이 안에 있어! 누구냐! 감독이냐 각본이냐! 당신 허니클 결말에 불만 가지고 있던 모리다 팬이지!! [.....]

한편, 스토리 외적으로는 우미노 치카의 그림체가 기가 막히게 살아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보통 원작만화가 있는 애니의 경우, 특히 소녀만화가 애니화될때는 선과 인물이 깔끔해지면서 보기는 좋지만 작가 특유의 개성이 줄어들기 십상인데, 이 작품은 놀랄만큼 캐릭터 디자이너[....] 특유의 느낌을 살려냈더군요.

감독은 다르지만 역시 소녀만화가인 타니카와 후미코의 그림체를 살린, 같은 프로덕션 I.G의 전작 도쿄마블초컬릿을 생각하면, 연출의 폭을 넓히려는 일련의 의도된 실험이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요..

여튼 이 정도면 극장판이 아무리 알맹이 없이 절단신공을 구사했어도 TV판의 즐거운 보너스라는 느낌으로 보러 갈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나저나 필름코믹과 네비게이터 북, 둘 중 어느게 일러스트집에 더 가까울려나 몰라요..
[이미 사는 건 확정이냐;;]

by 마스터 | 2010/02/03 20:59 | TALK | 트랙백 | 덧글(10)
3월의 라이온 3권. ............... 항복.

우미노 치카의 신의 한 수, 3월의 라이온

......완전히 항복선언입니다. 이건 뭐라고 말도 못 꺼내겠네요. 작품에 대해서는 도저히 덧붙일게 생각나지 않고. 그저 레이의 사랑스러운 행보를 따스한 눈으로 지켜볼 뿐입니다.

부디 바라건데, 이런 작품이 많이는 나오지 않기를. 음흉한 출판사가 단행본 가격을 얼마를 붙이건 간에 살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전 이 책 가격, 작품 보고나서 출판사가 자신있게 배짱 튕겼다는데 점심 한끼 거하게 걸겠습니다.)

조금 사족을 붙이자면, 같은 장기 소재의 만화로서 앞 권에서 본 작품이 패러디한 적도 있는 월하의 기사, 그 고전적인 걸작이 보여줬던 승부의 세계를, -비록 연재잡지가 청년지라고는 해도- 소녀만화로 데뷔한 이 작가가 멋지게 따라잡아 보여주고 있다는데는 그저 놀랄 뿐입니다. 허니와 클로버에서도 장르를 넘는 포텐셜을 보여주긴 했지만 아예 본격적으로 이쪽 영역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건 얘기가 다르니까요.

여하튼, '난 시작부터 클라이맥스야!'라고 포효하며 시작한 이 작품이, 갈수록 점입가경의 경지로 들어서는 걸 팬으로서는 두근거림 반 조마조마한 심정 반으로 울고 웃으며 지켜볼 수 밖에 없겠네요. 마무리까지 제 심장이 버텨주길 바랄 뿐입니다.

by 마스터 | 2010/01/29 04:59 | 고문당한 책들이 자백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0)
생존신고합니다.

넵. 귀환신고가 아니라 생존신고입니다. 몸은 돌아왔으나 아직 혼[...]은 저쪽에 붙들린 관계로. 몸이 원기를 회복하고 백을 충전해 초혼[..................]의식을 거행할 때까지는 며칠 걸릴 거 같습니다. 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이번 여행에 제 혼을 불렀던 제물들을 여기 간략하게 늘어놓고 자러갑니다.
(다 알아보실 분이 계시려나..)
by 마스터 | 2010/01/26 01:14 | Life & Dream | 트랙백 | 덧글(10)
다녀오겠습니다아~

인천공항은 무료인터넷 파트너도 글로벌하군요[........]

"많이 먹고, 많이 걷자"가 슬로건인 이번 밤도깨비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작년 결산 포스팅이랑 답플은 전부 도외시한채 떠나는 야밤[....진짜 시간이 그렇..]해외도주;;]

P.S 항공기 사진을 멋지게 찍어놨는데 정작 메모리 리더기를 캐리어에 넣어 부치는 바람에 실시간 포스팅에 실패할뻔한 삽질을 겪었습니다. [먼 산] 윗 사진도 뒤늦게 캡쳐하려 생각했더니만 이미 접속한 후라 물건너.. 결국 찍으신 동행분의 디카 메모리를 빌려서 성공..
(제 디카는 소니, 넷북은 SD슬롯만 있는 아수스;;)
by 마스터 | 2010/01/23 01:12 | Life & Dream | 트랙백 | 덧글(4)
독서취향테스트
루크스카이님 댁 에서 엮어 왔습니다..^^

테스트하는 곳

현실적인 품격, "사바나" 독서 취향
움베르트 에코 같은 품격있고 지적인 책 좋아함
감상적이고 제멋대로 창의적인 책 싫어함

열대우림 외곽에 위치한 사바나 기후는 독특한 건기가 특징. 수개월간 비 한방울 없이 계속되는 건기 동안 사바나의 생물들은 고통스러운 생존의 분투를 거듭한다. 가뭄과 불에도 죽지 않는 강인한 초지를 기반으로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번성하는 '야생의 천국'인 동시에, 혹독한 적자생존의 장이기도 하다. 이곳은 또한 고대 인류의 원시 문명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건조한, 절제된, 강인한 생명력. 이는 당신의 책 취향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생물처럼, 치밀한 계획 하에 쓰여진 정교한 책을 선호. 책이란 무릇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이어야 함.

  • 대초원 위의 야생동물 같은:
    사바나의 고양이과 육식 동물처럼 유유자적 고상한 취향. 과격하지도, 감정적이지도, 세속적이지도 않은 나름 고상한 선택 기준을 갖고 있음. 아마도 경험이나 교육에 의한 분별력으로 추정됨.

  • 절제된 현실주의:
    멍청한 감상주의, 값싼 온정주의, 상투적 가족주의, 이런 것들로 장사하려는 상업주의를 배격함. 문화적인 보수 성향이 있음. 지나치게 독창적인 책보다는, 절제력과 품격을 갖춘 것을 더 선호함.

당신은 출판시장에서 가장 보기 드문 취향 중 하나입니다. 분명한 취향 기준이 있음에도 워낙 점잖은 탓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당신의 취향은 다음과 같은 작가들에게 끌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움베르트 에코
로마의 원형 경기장 시절부터, 인류는 줄곧 잔인한 구경거리를 좋아했다. 이런 소름 끼치는 고문에 대한 최초의 묘사 중 하나는 오비디우스에서 발견된다. 여기서 그는 아폴론이 한 음악 경연에서 사티로스인 마르시아스를 패배시킨 후 산 채로 그의 가죽을 벗겼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실러는 소름 끼치는 것에 대한 이 "자연적 성향"을 아주 잘 정의했다. 그리고 시대를 막론하고 처형이 벌어질 때면, 사람들은 그 장면을 구경하려고 항상 흥분해서 달려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만약 오늘날 우리가 스스로를 "문명화"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다만 영화관에서 유혈 낭자한 "스플래터" 영화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일 텐데, 그 영화가 허구로서 제시되는 이상 관객들의 양심이 흔들릴 일은 없는 것이다.
- 추의 역사 中

김승옥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水深)이 얕은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 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 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내어 웃었다
- 무진기행 中

J.D. 샐린저
"나는 특히 목사라는 인간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내가 다닌 학교에는 모두 목사가 잇었는데 모두들 설교를 할 때마다 억지로 꾸민 거룩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그것이 역겨웠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설교가 모두 거짓으로 들린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 호밀밭의 파수꾼 中

뭔가 좀 낯간지러운 평가..인데 말입니다.. 대충 맞는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말고[....야;]

일단 자기개발서랑 혈액형 성격학 좋아한다고 안 나온것만도 어디야..[먼 산]

에코는 딱 맞추셨는데 그러고보니 김승옥을 읽어본적이 없군요.. 고3때 공부를 빙자해 맨날 학교 근처 도서관에서 한국문학전집들을 빌려다 읽었는데 유독 김승옥만 비었더랬죠.
(지금은 알겠군요. 100% 분실도서네 그거..;)

P.S 딱 한가지 불만. 창의적과 정교함은 배타적 가치가 아니다! 그 점을 고쳐달라! 고쳐달라! 내가 비록 오래된 영국시골저택풍 서재를 좋아하긴 해도 그 반대쪽 분위기랑 가치를 싫어하는 건 아니라구.TT
by 마스터 | 2010/01/12 18:54 | 고문당한 책들이 자백한 이야기 | 트랙백(2)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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