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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대개 스크린쿼터의 존속필요성에 대한 의문 내지 반박의 주류는 다음 중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조합입니다.

1. 이미 쿼터가 필요없을 만큼 한국 영화는 성장했다. 봐라, 현재 한국 영화가 얼마나 잘 나가고 있느냐.

2. 있어봤자 조폭영화, 거대자본영화만 좋은 꼴 보게 해주고 있잖느냐. 예술영화 보호하려면 다른 제도가 필요하다.

3. 영화계가 배부른 소리 하고 있다. 요새 안 힘든 데가 어디 있느냐. 왜 유독 자기들만 보호해달래?

4.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무역 막히면 무슨 수로 먹고 살아. 영화가 그리 중요해? 투자협정으로 이것저것 챙기는 게 낫지.

1. 이 주장에서 잊혀진 것. 쿼터는 보호선입니다. 동어반복 같지만, 그게 필요해질 때를 위해 필요하단 거죠. 그리고 '필요없을 때는 당연히' 의미가 없습니다. 그럼 앞으로 필요해질 가능성은 있는가. 예, 불행하게도 있습니다. 우리는 자본시장과 소비시장 모두가 너무 작기 때문에 언제라도 위기는 닥칠 수 있는 거죠. 당장 100억짜리 영화 두개만 연속으로 실패하고, -돈 자체가 씨가 마르지는 않겠지만- +때맞춰 금융시장 냉각. 이 정도만 되도 연쇄적으로 투자위축-영화 제작 위축-한국영화 관객 감소-투자 재위축의 악순환 고리를 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겁니다.

인도의 발리우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국 영화가 헐리우드를 '압도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인구 9억.

중국. 자국영화가 50%는 넘고 있습니다. 인구 12억.

이 인도와 중국조차도 보호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는 걸 아십니까? 이쪽은 자국영화 의무상영이 아니라 대신 외화수입규제를 행하고 있습니다.
(근거 기사)

2. 예. '다른' 제도가 필요합니다. SQ를 없애고 대신 이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가 아니란 거죠. 같은 축에 놔서는 안 되는 문제입니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영화를 시장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커버하라는 건 12년간 전혀 다른 과정을 배워온 수험생을 같은 제도에서 경쟁시키라는 것 만큼 무모한 얘깁니다.

게다가 영화시장 자체가 죽고나면 예술영화에 쏟아지는 후원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거라 생각하십니까? 거기에 비주류 상영루트는 조금씩이나마 분명히 늘어났습니다. 필름 포럼을 비롯한 전용상영관을 비롯해, 몇 년전보다 환경은 분명히 진보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하고, 한국 관객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조폭마누라7에 천만 관객이 든다면 -개인적으로 몹시 절망스런 사태겠지만;-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특히나 올 겨울을 거치면서 저는 절대 제작-배급자본이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걸 확신에 가깝게 느끼며 돗자리를 접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한 편도 못 맞췄..OTL
(막말로 왕의 남자 이만큼 뜰 거라 뚜껑 열기 전에 예측하신 분?)

3,4는 이 글의 목적인 "필요하냐"의 영역을 넘어서, 영화 자체가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개인의 가치판단을 요구하기 때문에.. 글 하나 링크하는 걸로 대신할까 합니다. 2000년에 쓰인 글이지만 여전히 쓰인 내용들은 유효합니다.

http://www.hani.co.kr/section-001062000/2003/06/001062000200306251900163.html

P.S 덧붙여 4에 대해. SQ를 요구하고 대신 BIT를 미끼로 내건 미국쪽은, 당연하게도 우리나라에 돈 퍼부어줄 자비심이 넘치는 동시에 그걸 업무에 내걸 만큼 공사를 혼동하는 인원들이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쪽 프로페셔널들을 상대로 우리가 SQ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따올 수 있다고, 진심으로 우리 외교/경제 관료들을 신뢰하고 계십니까?

-----------------------
모처에서, '오히려 지금은 외국 영화를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지의 글을 보고 스스로도 정확한 통계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고 추가합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의 통계정보를 점유율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기간은 통계가 올라와있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이고, 관객수와 매출액의 퍼센테이지는 당연히 거의 비슷했기 때문에 매출액만 올립니다.
(개봉편수와 상영편수가 있었는데, 순위차이는 없습니다만 20%정도 차이가 나는군요. 무슨 차이인지 몰라 점유율이 올라있는 상영편수만 올렸습니다)

2003년

상영편수 총 49편

매출액 총 9,228억 855,000원

한국

28.57%

46.4%

미국

40.82%

36.64%

일본

6.12%

3.63%

합계

75.51%

86.67%

편수가 다음년도에 비해 무척 적은데, 아마 통계가 중간부터 시작됐거나 시행첫해라 제대로 집계가 안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2004년

상영편수 총 329편

매출액 총 239,144억 132,406원

한국

30.7%

53.79%

미국

38.6%

38.72%

일본

10.94%

2.53%

합계

80.24%

95.04%



2005년

상영편수 총 469편

매출액 총 723,935억 801,167원

한국

26.44%

58.43%

미국

33.26%

35.5%

일본

11.09%

1.68%

합계

61.79%

95.58%



일단 04년과 05년 통계만 가지고 보자면.. 왜 '쿼터만 없어지면'이라고 저들이 자신만만해하는지 보입니다. 솔직히 찾아보고나서 소름끼치더군요. 상영편수와 매출액의 불균형이 보이십니까?

현재 한국영화가 대단히 불균형한 상태라는 데는 그 전에도 동의했지만, 이 통계로 더욱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쿼터의 대폭 축소 내지 폐지가 이 구조의 개'선'에 도움이 될거라는 데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오히려 현재의 취약한 구조는 한국 영화가 양적 성장은 했을지언정 여전히 뼈대는 예전만큼, 또는 더 악화돼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합니다.

주장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지금의 상태가 좋은 것과 쿼터 존속의 필요성은 무관하다. 쿼터는 악화시를 위한 보험이다.
2. 현 상태조차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 외형적 양을 걷어내고 보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이다
3. 스탭들의 처우 개선, 상업영화의 질적 하락, 예술영화의 보호 등은 분명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나 이것과 한국영화 자체의 보호는 따로 놓고 봐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쿼터는 후자를 위한 제도이다.
by 마스터 | 2006/01/26 03:40 | TALK | 트랙백(2)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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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 at 2006/01/27 02:00

제목 : 정체성 마저 포기하려 하는가.....?
전격적으로 스크린쿼터가 연간 146일에서 절반인 73일로 축소됐다. 겉으로는 영화계와 협의해 스크린쿼터를 조정하겠다고 해놓고 정부가 뒤통수를 친 것이고 유네스코 문화 다양성 협약이 체결된 지 삼 개월 만에 미국의 줄기찬 요구에 사실상 백기 투항했다. 애초에 자국의 문화를 지키려는 의지도 없었다는 의심을 사도 할 말이 없고 행여 있다손 치더라도 미국의 요구를 전폭 수용했다는 것은 협상 능력이 전무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more

Tracked from High enough! at 2006/01/28 03:48

제목 : [잡담] 스크린쿼터
이곳(http://earendil.egloos.com/tb/1242446)의 글 멋집니다.(笑) 드디어-라고 쓰면 돌 맞으려나;-스크린쿼터 축소=한미 FTA 체결 협정 시작이 발표되었다. 연간 146일이 73일로 줄었으니 영화계에선 미치고 팔짝 뛸 일이다. 반절이 어디 뉘집 개이름은 아니니까. 한창 왕의남자 잘 나가고-某某 영화처럼 1000만이 들지도 모른다는-요럴 때, 노 대통령은 지난 연두교......more

Commented by Karyu at 2006/01/26 06:13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문제로군요...
그런데 저 링크사이트.... 주소를 보고 처음엔 음? H Ani?
순간 당황했습니다.. 쿨럭 알고보니 한겨례사이트로군요 ;;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6/01/26 08:09
눈 앞에 보이는 이익만 두고 당장에 내려버리면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할겁니다. 하지만 후회할 때는 내려버릴 때의 당사자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을테니까요.(이미 다른 부서로 옮겼을 가능성 100% -_-+) 빗장 푼 것에 대한 책임은 자기들이 지지않을거라 생각해서 칠렐레 팔렐레 휘둘리고 있는겁니까아?
외국 나갈 때마다 대사관에 신세질 일은 절대로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나가는 이유를 그네들이 아는지요. 그런 결심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협상을 맡길 수는 없죠. 몽창 퍼주고 올테니.-_-+
Commented by Nariel at 2006/01/26 09:26
절대로 없애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보완하고 수정하는 것 외에 허락 못합니다;
한국 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지만 스크린쿼터에 대한 생각은 처음부터 변함이 없습니다.
Commented by Forthy at 2006/01/26 10:46
(막말로 왕의남자 뜰거라고 전혀 예상 못한 사람1)

정확히 말하면 보고나서 '이거 뜨겠다' 라는 생각을 했지만요;; 무엇보다 시장 자체가 커져야 실험적인 일을 시도할 Risk가 줄어들죠. 시장 자체가 작아지니까 더더욱 자본의 논리에 휘둘릴건데, 그럼 그건 어떻게 책임을? -_-;
Commented by lukesky at 2006/01/26 12:12
저는 기사만 보고 그냥 갈겨썼는데 이렇게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시니 감사하군요. 게다가 왠지 소리소문없이 넘어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상당히 불안합니다.
Commented by 산왕 at 2006/01/26 18:01
뭐^^; 영화판 하부에서 일하는 분들은 오히려 스크린쿼터가 사라지길 바라는 분들이 많더군요. 상부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하나같이 완전소중 스크린쿼터이고^^;
판 밖의 저로선 판단하기가 쉽지 않군요;
Commented by LUPENNA at 2006/01/26 20:06
에구, 우리나라 영화계가 홍콩이나 저쪽 동남아시아 같은 만화시장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그쪽은 아예 자국의 만화가 없어진지 오래죠. 최근 들어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만은... 정책을 결정하는 자들이 그 정책때문에 피해 보지 않는 윗대가리라는 점에서 상당히 짜증이 유발됩니다. 딴말이긴 하지만 쌀개방이나 농산물 개방도 그렇고요.(좀 보호할만할 법이나 세워주고 개방할 것이지...에휴)
Commented by 게르드 at 2006/01/26 22:54
쿼터제가 폐지되면 솔직히 많이 힘들어질거 같습니다. 지금 한국영화가 의기양양하다지만..그래도 아직은 아닌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나르사스 at 2006/01/27 00:17
저는 이걸 판단하기 위해서는 좀 더 철저한 고찰과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말 못하겠네요. 프랑스는 아직도 문화상품 수입규제를 풀지 않는다고는 하네요.
Commented by 도로시 at 2006/01/27 02:00
마지막 주장 요약에 동감합니다...
왜 현장 스텝의 처우와 스크린쿼터를 연관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천의광기 at 2006/01/27 09:58
병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항상 멋진 이글루 글을 남겨주셔서 즐겁게 보고 있답니다. 올 한해도 멋지게 보내세요
Commented by 마스터 at 2006/01/29 03:07
Karyu, 키르난/관료층은 변화가 없어보입니다.; 돌아다니다가 본 모처의 추측처럼, 지금까지 영악하게 스크린쿼터 논쟁을 대외 변명용으로 내세우면서 최대한 많은 걸 따오려고 했다면 차라리 나을지도;

Nariel, Forthy/아무리 생각해도 폐지(나 다름없는 절반축소)가 향후 좋은 방향의 압력으로 기능할 가능성은 희박한데 말이죠. 안타깝습니다.

lukesky/국회 문광부 의원들이 법제화 보장까지 내걸며 반대하는 모양이더군요. 일단 (실낱같은..OTL) 희망을 가져봅니다.

산왕, 도로시/문제는, SQ의 폐지시 하부스텝들의 처우가 더 좋아질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는 점입니다. 현장에서 느끼기에 현 상황에서는 개선가능성이 없고, 차리리 악화되더라도 일단 체제붕괴가 낫다고 느꼈다면 뭐라 말을 못하겠습니다만, 최소한 소비자 입장에서 스탭처우의 개선과 시장 전체에 대한 제도인 SQ를 연동시키는 것은 무리란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마스터 at 2006/01/29 03:09
LUPENNA, 게르드, 나르사스/일단 예측대로 SQ의 대폭축소가 큰 폭의 제작위축을 불러온다면, 그 때 가서 쿼터 수준을 회복시켜도 다시 회복되기는 힘들다는 게 문제입니다. 댐이 무너지고 다시 댐을 쌓아도 그 사이 침수된 물이 저절로 빠지지는 않는다는 비유가 적절할 듯 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뒤늦게 후회했지만 극장쪽은 이미 힘들어 대신 TV에서의 규제를 강화했다고 하고, 멕시코는 연 세자리 수의 영화제작으로 승승장구하던 당시, 쿼터를 개방했다가 바로 제작편수가 1/10 이하로 급전직하, 다시 쿼터 수준을 회복했지만 지금까지 회복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보장은 솔직히 배급망뿐인데(제작의 다양성과 질은 본문에서 거론했습니다), 이 배급자본에 외자가 들어있는 데다가 자본논리의 특성상 일단 시장이 기울었다고 판단하고도 계속 지키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헐리우드 자본이 본격적으로 공세를 취한다면 자본 크기 면에서도 위협이 될 겁니다. 자본운용 기술의 차이까지는 제가 확언할만큼 지식이 없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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