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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기사낭만담, 불꽃처럼 나비처럼

P. 이 영화에 엄밀한 역사적 고증이나 재조명을 기대하고 가시는 분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실제 결과물을 보니 그걸 따지기 이전에 보는 축선을 아예 다른 쪽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니까, 이건 팩션-실 역사를 바탕으로 빈 공간에만 상상력을 채워넣은 종류가 아니라.. 아예 문법과 기반을 다른 쪽에 둔, 이름만 조선이라 붙였을 뿐 어느 판타지 시대로 봐도 무방할 그런 물건입니다.

1. -신비로운 미소녀와 얼뜨기같은 순진한 소년이 만납니다. 그리고 둘은 순수하게 교감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그 순간, 소녀에게 위기가 닥쳐오고, 소년은 숨겨둔 진면목을 드러냅니다. 사실 이 소년은..-

드는 생각이 이거 왠 라노베냐 싶더라구요..[먼 산]

2.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점점 더 실제역사에 상관없이 이 영화만의 시공간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곳곳에 쌓아갑니다. 미술, 배경, 무기, 그리고 고종과 대원군을 비롯한 주요인물들이 주고받는 말투까지요.

3. 무술의 합이 정말 독특합니다. 감독님 전작이 와니와 준하던데 어느 정도 조예가 있으셨는지, 무술감독님과의 분담 비율은 어느정도였는지 궁금해지네요. 덕분에 이건 DVD든 블루레이든 일단 구입은 해야할듯..OTL

4. 이야기 전체에서 제일 잉여[...]스럽다고 느껴지는 게 프롤로그인 무명의 어린시절입니다. 이게 기능을 하려면 무명과 자영을 함께 대원군의 정치/철학적 반대항으로 놓고 둘을 묶어주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그러기엔 -전혀 유감스럽지 않게도[...]- 이 영화는 철저하게 비정치적인, 원단 '로망스'거든요.

5. 오프닝의 문법이 라노베라면, 중후반의 전개는 위에 쓴대로 중세 기사낭만담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민자영의 이야기라기보다 란슬롯과 기네비어 이야기인 겁니다..
(아니, 결말을 생각하면 트리스트람과 이주드가 더 가까운가; 게다가 브렝웨인 대신 최상궁도 있...[임마;])

6. 조연들의 연기는 하나같이 탄탄합니다만, 그중에서도 무명의 동생, 대두역의 송희연씨를 주목해봅니다. 이름을 기억해둬야겠다 싶더라구요.

7. 기사담답게, 조승우를 띄워주는 두번의 일기무쌍[.....] 장면은 이 작품에 기대하고 갔던 볼거리를 확실하게 충족시켜줍니다. 누군지 몰라도 군대 진군하는 정면에 혼자 삐딱하게 앉아서 '날 죽이기 전엔 못넘어간다'구도 잡은 사람, 제 취향을 너무 잘 알고 있[....;;;]

E. 전반적으로 손발이 오그러드는 면이 없지않은, 사극의 탈을 쓴 괴작이긴 합니다만, 보고 싶은 포인트가 맞는 사람에겐 꽤나 취향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무술과 미술 두 요소는 높이 쳐줄만하고요.

P.S 이별장과 이별장[....조선에 아무리 이씨가 제일 많아도 그렇지 왜 헷갈리게시리 둘 다 이씨야 이씨[.....;;]] 두 강아지[...]가 어전시합 전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딱 이게 떠오르더라구요.

"자영은 내 어머니삶의 이유가 되어줄 여자였다!"
"그건 네 놈의 에고일 뿐이다!!"

[...............야;]

P.S2 둘이 처음 만나서 여행하는 물길과 언덕 너머 바다 풍광이 환상적이었습니다. 장소협찬을 눈에 불을 켜고 보긴 했는데 결국 어디였는지는 못 알아냈..OTL

by 마스터 | 2009/10/03 15:28 | TALK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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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그란덴 at 2009/10/03 15:33
ㅇㅁㅇ!
Commented by 마스터 at 2009/10/03 20:46
말을 하시오 말을! [.....]
Commented by 마쟈 at 2009/10/03 20:32
차라리 가상국가 설정으로 사실은 여기의 여기를 모티브로 했지롱 하는 냄새만 푹푹 피워줘도 호오? 하면서 관대하게 볼 수 있는 걸 괜히 누구씨 마케팅따위나 해서 점수만 깍아먹는거죠-_-;
아니 영화 볼 지는 모르겠지만 포스터 배색은 겁나 취향이란 말을 하려고 댓글창에 커서를 올린건데>->ㅇ
Commented by 마스터 at 2009/10/03 20:48
헉; 저 지금 다른 커뮤니티에 올린 이 감상글에 마쟈님과 똑같은 리플 달고 왔습니다..[....덜덜;]

이름을 쥬신으로 한다던가..[먼 산] 아니 진짜 그래도 이상할 거 없을 정도로, 입방정과 반대로 영화는 피하고 싶어한다는 냄새를 피우거든요.

포스터는.. 그래서 골랐습니다..TT 저도 찾은 이미지 중에 저게 제일 맘에 들었거든요. 근래 본 포스터 중에 한국 외국 통틀어 제일 낫지 않나 싶어요.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10/05 07:55
듀얼리스트가 오버랩됩니.... (애니건 영화건;;)
명성황후 어쩌고 하길래 시대가 취향이 아니라고 넘겼는데-명성황후가 저런 드레스를 입나 싶기도 했지만;-별세계 이야기로군요. 저 배경이 패러랠 월드였다면 이계깽판판타지로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 때는 내가 힘이 없어 가게 놔두었지만 이번만은!"이라든지...;
Commented by 마스터 at 2009/10/05 11:24
저도 그거 생각나던데 아니나 다를까, 무술감독님이 같은 분이시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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